BMI만 보다가 근육량에 허를 찔린 이야기

2025년 12월 28일 · 읽는 시간 약 8분

제가 체중 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재작년쯤이에요. 건강검진에서 BMI가 24.8 나왔는데 검진 결과지에 "과체중 전단계"라고 찍혀 있었거든요. 그때까지 체중이라는 걸 신경 써본 적이 없어서 좀 충격이었어요. 그날 이후로 핸드폰에 BMI 계산기 앱을 깔아놓고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체중 재고 숫자를 기록했어요.

그렇게 1년쯤 관리해서 체중을 5kg 정도 뺐는데, 그러다가 이상한 일이 생겼어요. 몸은 확실히 보기 좋게 바뀌었는데 BMI는 다시 올라갔거든요. 그때 처음으로 "어? BMI라는 게 그렇게 단순한 숫자가 아닌가?" 생각하게 됐어요. 이 글은 그 시점부터 제가 BMI에 대해 좀 더 제대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한 거예요.

BMI 계산부터 다시

혹시 아직 공식을 모르시는 분을 위해 짧게 적으면, 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에요. 키가 175cm이고 체중이 70kg인 사람이면, 70 ÷ (1.75 × 1.75) ≈ 22.9가 됩니다. 생각보다 공식은 단순해요. 벨기에 통계학자가 19세기에 만든 지표인데, 그게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 쓰인다는 게 신기하죠.

이 지표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단 하나예요. 계산이 쉽고 측정이 간단하기 때문이에요. 체지방률을 재려면 특수 장비가 필요하지만, BMI는 체중계랑 줄자만 있으면 누구나 30초 안에 계산할 수 있습니다. 수억 명을 대상으로 통계를 내야 하는 공중보건 분야에서는 이만한 도구가 없어요.

WHO 기준이랑 한국 기준이 다르다고요?

저는 이걸 작년에 알았어요. WHO 국제 기준에서는 BMI 25 미만이면 정상 체중이라고 해요. 그런데 한국, 일본, 중국 같은 동아시아에서는 대한비만학회 기준으로 BMI 23 이상을 이미 "비만 전단계"로 분류합니다. 같은 숫자 23이 외국에서는 문제없는 숫자인데 한국에서는 신호가 들어오는 숫자인 거예요.

왜 이렇게 다르냐면, 아시아인은 같은 BMI에서도 서양인보다 체지방률이 높고 특히 내장지방이 잘 쌓이는 체형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서예요. 같은 BMI 24인 한국인과 미국인을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한국인 쪽의 당뇨나 고혈압 발병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난다고 해요. 그래서 기준을 조금 더 보수적으로 잡은 거죠.

BMI 범위한국 기준 분류
18.5 미만저체중
18.5 ~ 22.9정상
23.0 ~ 24.9비만 전단계(과체중)
25.0 ~ 29.91단계 비만
30.0 ~ 34.92단계 비만
35.0 이상3단계 비만(고도비만)

저는 처음 24.8 찍혔을 때 "아직 비만은 아니네"라고 생각했는데, 이 기준표를 정확히 보면 이미 "비만 전단계" 끝자락이었어요. 한국 기준으로는 꽤 위험 구간입니다.

근육량 때문에 BMI가 올라간 경험

여기부터가 제가 실제로 허를 찔린 부분이에요. 체중 감량을 어느 정도 하고 나서 집 근처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반년 정도 꾸준히 웨이트 하면서 체중계를 보니 체중은 예전이랑 비슷하거나 살짝 늘었는데, 체지방률은 확실히 줄고, 옷 사이즈도 작아졌거든요.

그런데 BMI만 놓고 보면? 저는 23.5에서 23.9로 올라갔어요. 숫자만 보면 "관리 실패" 같은 거예요. 그때 이 숫자를 믿어야 하나 헷갈렸어요. 근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였어요. BMI 공식은 체중과 키만 쓰잖아요. 근육 1kg이든 지방 1kg이든 BMI 공식에는 똑같이 1kg이에요. 근육 밀도가 지방 밀도의 1.3배쯤 된다는데, 공식은 그걸 전혀 구분하지 못해요.

저 같은 케이스는 BMI로만 판단하면 체중 관리 실패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건강해진 경우예요. 반대로 말하면, BMI가 정상 범위인데 운동을 전혀 안 하고 근육량이 적은 사람은 "마른 비만" 상태일 수 있다는 얘기도 되죠.

🩺 참고. BMI 외에 같이 볼 수 있는 숫자로 허리둘레가 있어요. 한국 기준으로 남자 90cm, 여자 85cm를 넘으면 복부비만으로 분류합니다. 허리둘레는 내장지방을 꽤 잘 반영해서, BMI가 정상이라도 이 수치가 높으면 주의 신호로 봅니다.

그래서 BMI를 쓰지 말라는 거냐면

저는 여전히 BMI를 매주 체크해요. 다만 단일 지표로 보지 않고 다른 숫자들이랑 같이 봅니다. 제가 지금 같이 보는 건 체중, BMI, 허리둘레,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헬스장 인바디로 재는 체지방률이에요. 이 네 개를 함께 보면 "숫자가 올라갔는데 근육이 늘어서 그런 거구나" 같은 해석이 가능해져요.

BMI 자체를 부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게 너무 나간 얘기라고 생각해요. BMI는 초기 스크리닝 도구로는 여전히 훌륭합니다. 의사가 5초 만에 "일단 체중 관리 신경 써야겠네요"라고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니까요. 문제는 이 숫자 하나만 보고 본인 상태를 단정짓는 거예요.

제가 실제로 바꾼 습관 네 가지

  1. 체중을 매일 재되, 추세만 봄. 하루 단위 숫자는 수분 때문에 1kg 정도는 쉽게 왔다갔다해요. 저는 아침에 화장실 다녀온 직후 재고, 주간 평균만 기록합니다.
  2. 식단에서 가공식품 먼저 줄임. 다이어트 시작할 때 흔히 "탄수화물 끊자"고 하는데 저는 오래 못 버티더라고요. 대신 과자, 라면, 탄산 음료를 먼저 치우니까 큰 변화가 있었어요.
  3. 근력 운동을 주 2회는 챙김. 유산소만 하면 근육도 같이 빠집니다. 저는 가벼운 덤벨 운동이라도 주 2회는 하려고 해요.
  4. 수면 시간을 7시간 이상. 이게 제일 효과 큰데 다들 쉽게 말하고 잘 안 지키는 것 같아요. 잠이 부족하면 다음 날 식욕이 진짜로 늘어요. 저는 체중 관리에서 수면이 식단이랑 비슷한 비중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지금 BMI가 걱정되시는 분께

저는 개인적으로 BMI가 24~26 구간에 있으신 분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마시되 허리둘레랑 운동 습관부터 점검해 보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BMI가 28을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숫자 자체가 꽤 확실한 신호라서 좀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고요.

그리고 BMI가 너무 낮은 경우(18.5 미만)도 건강 문제일 수 있어요. 특히 의도하지 않았는데 체중이 빠지고 있다면 그게 더 걱정스러운 신호일 수 있으니 병원에서 한번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한때 체중을 막 빼는 데만 집중해서 BMI가 19 아래까지 내려갔던 적도 있는데, 그땐 오히려 피로감이 심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졌어요.

마무리

BMI는 쓸모 있는 지표지만 만능은 아니에요. 숫자 하나로 본인의 건강 상태를 정의하려고 하면 제가 그랬듯이 한 번은 허를 찔리게 됩니다. 저는 지금도 BMI를 매주 기록하지만, 그건 "참고 숫자 중 하나"라는 위치로 내려왔어요.

혹시 BMI 계산 중에 궁금한 점이나 본인 케이스가 좀 애매하다 싶으신 분은 메일로 말씀해 주세요. 의사는 아니라서 의학적 판단은 못 해드리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생각했는지 정도는 공유할 수 있어요.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와 개인 경험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BMI 분류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 및 대한비만학회의 공개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였습니다. 건강에 관한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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