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도쿠 30일 — 평균 풀이가 14분에서 6분이 되기까지
스도쿠는 옛날에 한 번 시도했다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30분 만에 포기한 기억이 있었어요. 그러다 작년 12월에 다시 한 번 잡아봤는데, 이번엔 매일 30일 동안 한 판씩만 풀어보자는 작은 목표를 정했습니다. 어차피 한 판에 10~15분이니까 부담도 없었어요.
결과적으로 30일 후엔 어려움 단계도 평균 8분에 풀게 됐고, 쉬움 단계는 4분대로 떨어졌습니다. 똑같은 머리로 같은 게임 했는데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준 게 신기해서, 그 변화를 정리해봤어요.
출발 — "이게 왜 안 풀리지" 의 일주일
1일차 첫 판은 쉬움 단계로 14분 22초 걸렸어요. 풀이 자체는 끝났지만,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하라면 못 할 수준이었어요. 그냥 무작정 빈칸을 보고 "여기에 뭐가 들어갈 수 있지?" 만 반복했습니다.
3일차에 처음으로 어려움 단계에 도전했다가 25분에 포기했어요. 어려움은 단순 후보 채우기로는 안 풀리는 단계라는 걸 이때 처음 느꼈습니다.
1주차 — 기본 기법 두 가지
유튜브로 "스도쿠 기초" 영상 두 편을 봤어요. 거기서 처음 익힌 게 두 가지였습니다.
1) 네이키드 싱글(Naked Single). 어떤 칸의 후보가 단 하나만 남아 있으면 그 숫자를 채울 수 있다.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처음엔 칸별로 후보를 하나씩 짚어보는 데에만 시간이 걸렸어요.
2) 히든 싱글(Hidden Single). 어떤 행·열·박스 안에서 특정 숫자가 들어갈 수 있는 칸이 단 하나만 있으면 그 칸에 그 숫자를 넣는다. 이게 깨달았을 때 효과가 컸어요. 그동안 "이 칸에 뭐가 들어갈까" 만 봤는데, 반대로 "이 숫자가 어디에 들어갈까" 를 함께 보니까 풀이 속도가 확 빨라졌습니다.
1주차 끝 무렵 평균 9분대로 들어왔어요.
2주차 — 메모(연필 노트) 사용 습관
2주차부터는 의식적으로 빈 칸에 후보 숫자들을 작게 적어두는 메모 습관을 들였어요. 처음엔 손이 느려서 메모 적는 데에만 2~3분이 더 걸렸지만, 익숙해지면 메모를 안 한 풀이보다 훨씬 빨라집니다. 특히 보통·어려움 난이도에서는 메모 없이 풀기가 거의 불가능해요.
메모를 적으면 풀이의 양상이 바뀝니다. "여기에 1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이 두 칸뿐인데, 그 두 칸 중 어느 쪽이지?" 같은 추론이 가능해져요.
3주차 — 처음 만난 정체기
2주차 끝에는 보통 단계까지 평균 9분 정도로 자리 잡았는데, 3주차에 어려움 단계에 진입하니 다시 15~20분이 걸렸어요. "어, 별로 안 늘었네" 싶었습니다.
이때 가장 도움 된 게 "막혔을 때 잠시 멈추기" 였어요. 빈 칸을 5분 이상 노려봐도 안 풀리면 그 판은 종료하고 새 판을 시작하는 거죠. 같은 칸에서 답이 안 보이는 건 대부분 머리가 굳어서 그래요. 같은 시간을 새 판에 쓰면 거기서 배우는 게 더 많았습니다.
3주차 마지막에 처음으로 어려움 단계 한 판을 12분 만에 풀어냈어요.
4주차 — 더블·트리플 후보 처리
마지막 주에 익힌 기법이 네이키드 페어(Naked Pair) 와 박스/라인 인터섹션(Box/Line Reduction) 이었어요. 이름은 어려운데 실제로는 단순해요.
예를 들어 어떤 행의 두 칸이 동시에 "{3, 7}" 만 후보로 가질 수 있다면, 그 두 칸 중 어느 쪽이 3이고 7인지는 모르지만, 그 행의 다른 칸들에서는 3과 7을 제외할 수 있어요. 이 추론이 어려움 단계에서 결정적이었어요. 새 후보를 만들지는 못해도 후보를 깎아내는 효과가 컸습니다.
이 기법을 익히고 나서야 어려움 단계가 진짜 풀리는 게임으로 느껴졌어요.
30일 동안의 평균 시간 변화
5일씩 묶어서 평균을 내봤어요.
- 1~5일차 (쉬움): 14.0분
- 6~10일차 (쉬움): 10.2분
- 11~15일차 (보통): 9.8분
- 16~20일차 (보통): 7.5분
- 21~25일차 (어려움): 12.4분
- 26~30일차 (어려움): 8.1분
그래프로 그리면 단조 감소는 아니에요. 난이도를 올릴 때마다 한 번씩 톡 튀어 오릅니다. 그래도 같은 난이도 안에서는 분명히 감소 추세였어요.
실제로 효과 있었던 것
- 메모 적기. 가장 큰 한 번의 도약이었어요.
- "숫자가 어디 갈까" 와 "칸에 뭐가 들어갈까" 두 방향을 같이 보기. 풀이 양식 자체가 달라집니다.
- 막히면 새 판으로. 같은 판을 30분 째려보는 것보다 새 판 3개 푸는 게 학습량이 많아요.
별 효과 없었던 것
- 유튜브로 고급 기법 영상 미리 보기. X-Wing, Swordfish 같은 기법 영상을 미리 봤지만, 기본기가 안 잡혀 있을 때는 외워도 적용이 안 됐어요.
- 빠르게 풀려는 의식적 노력. 빨리 풀려고 할수록 실수가 늘었어요. 정확하게 풀려고 하다 보면 자연히 빨라집니다.
정리
스도쿠 30일을 매일 한 판씩 풀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건 "단순 반복이 아닌, 매주 하나씩 새 기법을 익히는 게 점프를 만든다" 는 것이었어요. 같은 동작을 30번 반복하면 그 동작의 효율은 늘지만, 새 도구를 배우면 그래프 자체가 한 단계 위로 점프합니다.
비슷한 패턴이 다른 두뇌 게임이나 학습에서도 통할 것 같아요. 다음 도전은 한국식 스도쿠인 킬러 스도쿠인데, 이건 합 제약이 추가돼서 또 다른 사고가 필요할 거 같아요. 한 달 더 해보고 후속 기록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본 콘텐츠는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이며, 일반화된 사실이나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본인의 상황에 맞춰 참고만 해 주세요.
스도쿠 한 판 풀어볼까?
쉬움·보통·어려움 3단계 난이도. 타이머와 메모 기능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