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도쿠 초보 탈출기 — 1년 동안 풀어보고 정리한 풀이법

2025년 11월 3일 · 읽는 시간 약 8분

스도쿠를 처음 잡았던 건 작년 이맘때였습니다. 지하철에서 읽을 게 없어서 앱을 하나 깔았는데, 쉬움 난이도 한 판에 40분이 걸리더군요. 몇 번 포기했다가 다시 시작하길 반복하면서 이제는 어려움 난이도도 10분대에 푸는 수준이 됐습니다. 이 글은 제가 1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 이걸 진작 알았으면"이라고 느낀 걸 정리한 내용입니다. 책 같은 정석 설명은 아니에요.

규칙은 5초면 외웁니다

스도쿠 규칙은 말로 설명하면 한 줄입니다. 9×9 칸의 각 행, 각 열, 그리고 3×3 박스 안에 1~9가 한 번씩만 들어가야 한다. 이게 전부예요. 문제는 이 단순한 규칙을 지키면서 빈칸을 어떻게 채울지 찾는 게 어려운 거죠.

처음 스도쿠를 검색하면 "수학 퍼즐"이라고 설명된 글이 많은데, 실제로는 계산이 거의 없습니다. 사칙연산 할 줄 모르는 초등학생도 풀 수 있어요. 그보다는 "한 칸에 뭐가 들어갈 수 있나?"를 반복적으로 따지는 경우의 수 소거 놀이에 가깝습니다.

처음엔 이 순서로 푸세요

초보일 때 가장 크게 헤맨 부분이 "어디부터 손대야 하지?"였어요. 지금 제가 쓰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1. 먼저 주어진 숫자가 가장 많이 등장한 숫자를 찾습니다. 예를 들어 문제에서 6이 5번 나와 있으면, 6부터 채웁니다.
  2. 그 숫자가 들어갈 수 있는 행/열/박스를 훑어보면서 "여기 아니면 들어갈 데가 없다"인 칸을 찾아요.
  3. 한 숫자로 더 이상 진전이 없으면 다음으로 많이 나온 숫자로 넘어갑니다.
  4. 세 바퀴 정도 돌면 판이 꽤 채워지는데, 그때부터 후보 숫자를 메모하기 시작합니다.

이 순서가 왜 효율적이냐면, 같은 숫자가 이미 많이 박혀 있을수록 "이 행/열/박스에 아직 이 숫자가 없네"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적게 나온 숫자부터 손대면 판단 재료가 부족해서 막힙니다.

가장 많이 쓰는 두 가지 기법

네이키드 싱글 — "이 칸에는 이것밖에 못 들어간다"

특정 빈칸을 가리키며 "이 행에 이미 1, 2, 3이 있고, 이 열에 4, 5가 있고, 이 박스에 6, 7, 8이 있으니까 남은 건 9뿐이네"라고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름은 어렵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단순한 소거법이에요.

쉬움 난이도는 이 기법 하나로 절반 이상이 풀립니다. 저는 지금도 새 판을 열면 일단 네이키드 싱글만 돌면서 눈에 보이는 칸을 먼저 채워요.

히든 싱글 — "이 숫자가 여기밖에 갈 데가 없다"

관점이 반대입니다. 칸에서 숫자를 고르는 게 아니라, 숫자가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방식이죠. "이 3×3 박스에서 7이 들어갈 수 있는 칸이 결국 여기 한 곳뿐이네"라고 판단합니다.

네이키드 싱글이 막혔을 때 보통 히든 싱글을 돌리면 한두 개가 더 풀립니다. 저는 이걸 헷갈려서 한참 고생했는데, 포인트는 "박스 단위로 숫자 1~9를 순서대로 훑는" 습관을 들이는 거예요.

중급 난이도부터 필수인 것

중급으로 넘어가면 위 두 기법만으로는 중간에 반드시 막힙니다. 이때 손에 익혀야 하는 게 후보 메모입니다. 각 빈칸에 들어갈 수 있는 숫자를 작게 전부 적어두는 방식이에요.

처음엔 정말 귀찮아요. 한 판에 후보만 적다가 10분이 지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급 이상 문제는 메모 없이 머릿속으로만 풀려고 하면 오히려 더 오래 걸리고 틀릴 확률도 높아집니다. 앱에서 제공하는 자동 메모 기능을 쓰는 것도 방법이지만, 저는 수동으로 적으면서 패턴이 더 잘 보이는 편이더라고요.

📝 팁. 종이로 풀 때 후보를 볼펜으로 적으면 나중에 지우기가 힘듭니다. 연필이나 샤프를 쓰고, 메모는 칸 모서리에 작게 적으세요. 앱이면 메모 모드를 써야 하는데, 보통 연필 모양 버튼입니다.

막혔을 때 — 네이키드 페어

여기서부터는 초보가 "이제 진짜 고수 같다"라고 느끼는 기법입니다. 이름은 복잡하게 들리는데,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해요.

한 행(또는 열이나 박스) 안에서 두 개의 빈칸이 똑같이 두 개의 후보 숫자만 가지고 있을 때, 그 두 숫자는 그 두 칸 안에서만 쓰이게 됩니다. 따라서 같은 행의 나머지 칸들에서 그 두 숫자를 후보에서 지울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행에 A칸 = {3, 7}, B칸 = {3, 7}이면, A와 B 중 하나는 3, 다른 하나는 7이 확정입니다. 같은 행의 다른 칸에 3이나 7 후보가 남아 있었다면 그걸 지워도 됩니다. 이거 하나 추가하면 막혔던 판이 쫙 풀리는 경우가 꽤 있어요.

어려움 난이도에서 배운 것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전문가 난이도는 아직 자주 막힙니다. 그래도 어려움까지는 풀 수 있게 되면서 느낀 건, 결국 "막혔을 때 무엇을 다시 확인할지"의 체크리스트가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1. 후보 메모가 다 맞는지 다시 점검 (실수로 지운 후보가 있는지)
  2. 방금 채운 숫자가 다른 칸의 후보를 어떻게 줄였는지 갱신
  3. 숫자 1~9 순서대로 한 번씩 "이 숫자가 어디 들어갈 수 있지?" 훑기
  4. 여전히 막히면 네이키드 페어 찾기
  5. 그래도 안 되면 포인팅 페어 (한 박스에서 특정 숫자 후보가 같은 행/열에만 모여 있는지)

이 순서대로 한 번씩 돌리면 대부분 막힌 구간이 풀립니다. 안 풀리면 이미 어디선가 실수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아요. 저는 그럴 땐 되돌려서 처음 후보 메모부터 다시 합니다.

자주 하는 실수 세 가지

1년 동안 제가 반복했고, 지금도 가끔 하는 실수입니다.

실력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

많은 앱과 사이트가 "매일 한 판"을 추천하는데, 저도 이게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단, 같은 난이도만 계속 풀면 실력이 안 늘어요. 저는 이 순서를 지켰습니다.

  1. 현재 난이도에서 5분 안에 풀 수 있을 때까지 반복
  2. 그 다음 난이도로 올려서 막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풀어냄
  3. 그 난이도도 5분 안에 풀 수 있게 되면 또 올림

막혔을 때 답을 보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요. 1시간 걸려서 푼 한 판이 답 보고 푼 10판보다 훨씬 많이 남습니다. 물론 진짜 안 풀리면 어쩔 수 없지만요.

마무리

스도쿠는 "머리 좋은 사람이 잘하는 퍼즐"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해보니까 그냥 패턴에 익숙해진 사람이 잘하는 퍼즐이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40분 걸리던 게 지금은 훨씬 빨라졌고, 특별히 머리가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그냥 패턴이 눈에 익었을 뿐이에요.

위 방법대로 한 달만 꾸준히 풀어보면 분명 실력이 오릅니다. 혹시 글 읽다가 이해 안 되는 부분 있으면 메일 주세요. 제가 잘 못 쓴 거라 고쳐야 합니다.

지금 바로 다양한 난이도의 스도쿠 퍼즐에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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